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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문1.
  최초의 뱀파이어 소설은 19세기 초, 한때 바이런 경의 개인 주치의로 일하기도 했던 스무 살 청년 존 폴리도리가 썼다. 문학사에서 가장 유명한 두 괴물인 뱀파이어와 프랑켄슈타인의 기원을 둘러싼 이야기는 1816년 6월, 비가 흠뻑 내리던 어느 휴일에 스위스 제네바 호수를 내려다보는 빌라 디오다티에서 시작된다. 바이런과 그의 친구이자 동료 시인인 퍼시 비시 셸리, 그리고 소수의 친인척과 몇몇 친구는 장엄하기로 이름난 알프스산맥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전망에 이끌려 그곳에서 함께 휴가를 보냈다. 그러나 악천후 탓에 어쩔 수 없이 실내에 머무르게 되었다. 
  그들은 이 별장에서 독일 괴담집의 프랑스어 번역본, 장바티스트 브누아 에리에스가 옮긴 「판타스마고리아나, 혹은 유령과 환영, 망령 등의 역사」를 우연히 접했다. 그 책에서 영감을 받은 일행은 각자 초자연적 이야기를 지어 서로에게 들려주기로 했다. 퍼시 셸리의 어린 아내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셸리도 이 모임의 일원으로서, 그 어둡고 비 오던 밤에 탄생한 창작물 가운데 가장 불후의 명작이 될 소설 「프랑켄슈타인」을 써냈다. 
  바이런은 한 젊은 남자와 함께 튀르크 지방을 여행하던 경험을 바탕으로, 그곳의 묘지에서 “한 달 뒤 돌아오겠다”라는 약속을 남긴 채 죽는 영국 귀족을 주인공으로 하는 뱀파이어 이야기의 초안을 구성했다. 폴리도리는 이 아이디어를 가져와 발전시켰는데, 그의 버전에서는 그 인물을 비교적 결백하게 묘사한다. 

  

예문2.
  정상이란 뭘까.
  어린 시절, 유독 크고 도드라진 귀 때문에 나도 몇 번 놀림 받은 적이 있다. 고약한 친구 몇몇은 내 귀가 원숭이처럼, 혹은 손잡이처럼 생겼다며 찌르거나 잡아당기기도 했다. 너무 큰 귀는 정상이 아닌 걸까. ‘정상적인’ 귀는 어떤 크기와 모양으로 달려 있었야 할까. 
  얼마 전에 만난 대학 동기는 40대 중반에도 여전히 화려한 싱글 라이프를 즐기고 있었다. 자유로운 그 삶이 부럽다고 말했더니, 동기는 내 근황과 아이들 얘기를 묻고는 답했다.
  “넌 진짜 완전히 정상의 삶을 살고 있는 거구나.”
  그 말을 들을 때 나는 뭔가 울컥했던 것 같다.
  “정상이 뭔데?”
  “4인 가족 말야. 결혼, 출산, 육아, 아이 둘.”
  속에서 이런 말이 밀고 올라왔다. 하지만 아이를 낳고 키우려는 사람보다 남의 아이 키우는 걸 구경하려는 사람이 더 많은 시대에, 내가 정상일 수 있을까? 하지만 실제로는 자신감 없는 목소리로 이렇게 중얼거렸을 뿐이다. 
  “이제 나 같은 사람이 더 소수 아니야?”
  동기는 내 말을 듣지 못했는지, 자기 핸드폰 화면에 떠 있는 봉우리 세 개를 보여 주며 말했다.
  “다음엔 여기에 갈 거야. 파타고니아.”


예문3.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을 ‘염치’라고 하죠. 이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누군가에게 아쉬운 소리를 할 때 우리는 ‘염치 불구하고...’라는 표현을 사용해요. 그런데 말이죠, 이 ‘불구하고’가 맞춤법에 맞지 않는 말이었습니다. 
  ‘염치 불고하다’가 정확한 표현인데, 여기서 ‘불고’는 한자어로 ‘돌아보지 않음’이라는 뜻이에요. 그러니까 내가 지금 아쉬운 상황이니 부끄러움 따위 신경 쓰지 않는다, 이런 거죠. ‘불고하다’는 ‘염치’뿐만 아니라 ‘체면’에도 붙여서 쓸 수 있어요. 
  그렇다고 ‘불구하다’가 아예 없는 말은 아닙니다. 쓰임이 다를 뿐이에요. 이 단어는 보통 나타나는 형태가 정해져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픔에도 불구하고, 먹었는데도 불구하고’ 등 ‘무엇무엇에도/무엇무엇함에도/무엇무엇한데도 불구하고’로만 쓰이거든요. 따라서 ‘염치 불고하고’ 혹은 ‘염치 없음에도 불구하고’라는 표현을 쓸 수 있지만, ‘염치 불구하고’로 쓰면 맞춤법에 어긋난다는 것, 알아두세요!